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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일문일답]"나라가 엉망인데 북에만 신경"

입력 | 2000-09-14 23:14:0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4일 출입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지금 나라가 깨지고 있는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대북 업적 과시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북 식량 차관 지원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 그러나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하더라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북측에 지원할 계획인 쌀 60만t은 북한 정규군 117만명이 5년 넘게 소비할 수 있는 양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 반대 서명 운동을 하고 있는데….

“뭐라고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

―김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노벨상 위원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다만 분쟁 당사자로서 분쟁 해결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남북 지도자가 같이 받는 게 관례인데, 만약 그렇게 되면(김정일이 노벨상을 받는 데 대해) 많은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남북관계 진전에 너무 인색하다는 말도 있다.

“반통일세력이나 수구세력이라는 말을 들으며 이런 말을 할 때 괴롭다. 그러나 짚어야 할 것은 짚어야 한다. 그게 우리 당의 역할이다.”

―대통령이 밀레니엄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만나자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통령이 애는 썼던데 그렇게 자랑할 게 있는지 모르겠다. 결과를 내세우기보다 국내에서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충고하고 싶다.”

―국회 등원 압박이 심하지 않은가.

“우리가 홧김에 (국회) 밖으로 나온 게 아니다. 당장의 눈 앞 이익을 위해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선 안된다. 뭔가 가닥이 잡혀야 들어갈 수 있다.”―단식투쟁이나 의원직 사퇴를 검토한다는 말도 있는데….

“아직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정권 퇴진 운동도 하나.

“대통령이 지금처럼 계속하면 야당 아니더라도 국민의 강한 항의와 불만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