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비영리부문을 통해 종교적 욕구를 충족하고, 시민들로 하여금 정치적 행동에 참여하게 하고, 교육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우리들의 힘있는 주장을 쏟아 놓는다. 아니, 우리는 이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해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인의 생활에서 비영리부문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고 다양한 활동과 기관들을 포괄한다. 무료급식소에서부터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교회, 병원, 걸스카우트, DNA를 연구하는 과학자에 이르기까지.
미국 존스 홉킨스대 교수로 비영리부문과 사회복지정책 연구의 선도적 역할을 해 온 저자는 방대한 데이터와 자료를 집대성하며 비영리부문의 역할과 위상 변화 및 전망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저자는 민간주도, 지배구조의 독립, 자발성, 공익성 등 네 가지를 NPO(Nonprofit Organization·비영리기관)의 특징으로 제시한다.
사회의 지배체제에 비한다면 NPO의 존재는 역사의 우연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NPO는 대중적 요구에 대한 시장 및 정부기구의 태생적 한계, 민주주의 사회에서 평등한 개인들간의 협조와 협력 증진 필요성, 다원주의와 자유에 대한 가치 등을 근거로 생겨난다. 저자는 이들 기관과 조직들이 지역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실행 가능 수단이자 진정한 ‘시민사회’의 결정적 전제조건으로 그 역할을 담당해 왔다고 주장한다.
비영리기구의 활성도는 바로 천민 자본주의와 다른 ‘선진 자본주의’, 권력위장적 민주주의와 다른 ‘시민 민주주의’의 수준을 대변한다.
▼'NPO란 무엇인가' / 레스터 설러먼 지음/ 이형진 옮김/ 아르케/ 265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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