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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해설/축구]강신우 "홍명보 공백 컸다"

입력 | 2000-09-15 20:53:00


선수 한두 명이 들고나는 것이 작아 보이지만 팀 전체 조직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실감케 한 경기였다.

홍명보와 박진섭이 빠지면서 박동혁 박재홍 등 수비진에 부담이 가중됐고 이들이 바뀐 위치에서 제 역할을 못해주면서 수비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특히 스리백의 중심에 선 박동혁은 상대 공격을 자른 뒤 우리 공으로 만들어 전방으로 연결해주는 능력뿐만 아니라 김도근 박지성 등 수비형 미드필더와 협동수비를 펼치는 수비운영능력에서도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공격에서는 상대가 강할 때 공격수들도 상대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맞붙는 ‘선수비 뒤 후역습’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만 우리 공격수들의 경우 수비능력에서 너무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미드필더들의 부담이 가중됐고 미드필드에서 최전방으로의 패스연결도 거의 전무했다. 무엇보다 한두 경기 반짝 한 것으로 이천수를 최전방에 내세운 것은 무리였다. 팀 전체적으로도 기동력과 조직력이 있어야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날 경기는 개인기, 기동력은 물론 정신력에서까지 스페인에 뒤졌다.

한국팀의 고질인 경기운영능력도 문제였다. 초반부터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했는데 초반에 지나치게 긴장하는 바람에 대량 실점하고 그 때부터 허둥지둥 쫓아가는데 이미 주도권을 상실한 뒤에 역전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다.

강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