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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스타]한국 첫메달 강초현

입력 | 2000-09-16 09:56:00


시드니올림픽 사격 여자공기소총에서 한국에 첫은메달을 안겨준 강초현(19·유성여고 3)은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세계정상권에 오른 한국사격의 ‘신데렐라’.

유성여중 1년 때인 95년 여름 흰색 바탕에 울긋불긋한 사격복이 멋있어 보여 사대에 선 지 5년만에 꿈의 올림픽 무대에 나서 ‘제2의 여갑순 신화’를 재현하려 했으나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강초현 연습장면 동영상

고교입학 후 아버지의 8촌 동생인 강재규 유성여고 코치의 지도 속에 급성장, 4차례의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본선 평균 396.5점으로 최대영(창원시청)에 이어 2위로 출전권을 따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5월 국제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할 뻔 했다가 강화위원회가 “원칙을 지켜라”는 사격계 여론에 굴복,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가대표 발탁은 ‘촌구석 무명’에 불과했던 강초현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은 일대 전환점이 됐다.

태릉선수촌에 들어온 뒤 체력을 집중 보강,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고친 그는 7월 애틀랜타 월드컵에서 본선 세계타이기록(399점)을 쏘며 우승, 일약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로 떠올랐다.

강초현의 우승은 특히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다.

그의 아버지 강희균씨는 해병대 청룡부대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상이군인으로 지난해 7월 오랜 투병생활 끝에 운명을 달리 했다.

강씨와 어머니 김양화(40)씨 또한 연금으로 살아가는 생활고 속에서도 외동딸을 남부럽지 않게 밝게 키웠고 결국 오늘의 영광을 있게 했다.

대전 유성이 고향인 강초현은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고교를 졸업하는 내년 실업팀에 가지 않고 한체대에 입학, 은메달리스트 여대생으로서 희망찬 내일을 설계할 예정이다.

한편 김유배(金有培)국가보훈처장은 강초현에게 축하전문을 보내고 어머니 김양화씨에게 격려금 100만원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