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로 은행권은 얼마나 타격을 입을까?
대우차가 당초 포드가 제시했던 70억달러보다 싸게 팔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매각이 내년까지 지연되는 동안 채권단이 워크아웃 진행 중인 대우차에 신규로 자금지원도 해야한다. 은행권은 이래저래 손해가 클 것 같다.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LG투자증권의 이준재애널리스트는 16일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파장’에서 “대우차의 매각대금은 GM(제너럴모터스)―피아트 컨소시엄이 워크아웃 돌입 직전 제시했던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도 못미칠 것”이라며 “이 경우 은행권의 추가 대손충당금적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차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8월말 현재 대우차의 금융권 총 여신은 11조6000억원(은행권 4조5000억원). 70억달러(7조7000억원)에 팔린다면 금융권의 손실률은 34%〔(11조6000억원―7조7000억원)/11조6000억원×100〕가 된다. 이 경우 각 은행은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미래 손실에 대비, 이미 평균 40%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쌓아두었기 때문에 추가 부담이 없다.
그러나 매각대금이 50억달러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손실률이 57%로 높아져 대부분의 은행이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더 쌓아야 할 돈은 7600억원.
▼신규자금 지원도 문제▼
대우차의 워크아웃진행 중 채권단이 운전자금 등 정상적 운영을 위해 신규로 지원해준 금액은 약 2조5000억원.
H은행의 관계자는 “대우차가 적어도 5조원에 팔려야 은행권이 워크아웃 이후 신규로 지원한 금액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며 “이보다 싸게 팔린다면 신규 자금의 원본도 다 찾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매각완료까지 대상선정→실사→가격협상 등의 과정을 거쳐야하는 만큼 앞으로 추가 지원될 금액도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5월 채권단이 신규지원하기로 결정했던 3100억원 중 1500억원이 남았지만 매달 500억∼2000억원이 지원됐던 만큼 추가 신규자금지원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은행의 관계자는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고려해야할 시점인데다 향후 지원되는 금액은 전혀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작정 자금지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arosa@donga.com
대우차에 대한 금융기관별 여신현황
은행여신규모(충당금 적립비율 %)
보험 등 제2금융권 기타
산업
15,295(50)
자산관리공사
31,161
한빛
9,300(44)
서울보증보험
19,100
조흥
3,844(50)
보험 금고 등 기타
20,739
외환
4,006(56.6)
서울
2,635(57)
기타
9,920(?)
합계
45,000
합계
7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