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8년 전 올림픽 사선에 섰을 때보다 더 떨렸다. 모두 50발을 쐈지만 금메달은 한발로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결선 마지막 발 사격에서 강초현이 조준을 하다 멈추고 한차례 소총을 사대에 내린 대목이 무척 아쉬웠다. 이런 경우는 대개 격발 타이밍을 놓쳤거나 정조준이 제대로 안 돼 자신이 없을 때 일어난다. 하지만 본선과 달리 한발을 쏘는 데 75초라는 제한이 있는 결선 사격 때 단번에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면 시간에 쫓겨 위축되기 마련이다. 강초현 역시 부담감이 컸던지 결선 10발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9.7점을 쏘는 데 그쳐 안타까웠다.
또 강초현은 본선을 1위로 통과한 데 따른 압박감도 컸을 것으로 여겨진다. 쫓기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평상심을 유지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는 데 힘들었을 것이다.
최대영은 결선 7번째 사격에서 8.4점의 부진한 기록을 남기는 바람에 그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발을 제대로 못 쏘면 그 다음부터는 두려움이 생겨 만회하기가 힘든 게 보통이다. 이 실수만 없었어도 최대영 역시 메달이 가능했기에 뼈아팠다.
나이 어린 후배들이 태극마크를 단 것만도 대단한 일이었는데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 박수를 아끼지 않고 싶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