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의 행복' 강희근 지음/을유문화사 펴냄/376쪽 1만2000원▼
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일반 독자들에게 '시'에 대해 말하라 하면, 고등학교때까지 국어시간에 배운 시들이 전부일 것이다. 그것도 모두 '참고서'안에 갇혀있는 화석과 같은 존재로.
시론집이야 기존에 나온 것이 많이 있지만, 이 책은 좀 별나다.
시를 읽을(감상할) 때는 절대로 '도식적인 시 분석'(중고교 학습법)에 따르지 말고, 시가 독자를 흔들어 주는 만큼 흔들리면서 시를 맛보라고 권한다. '시가 흔들어 주는 만큼'은 말이야 쉽지만 굉장히 어려운 경지처럼 느껴진다. 저자는 "독자가 시를 읽고 받아들이는 것을 '맛보기'하는 것으로 치면 시를 맛보는 것은 혀에 전달된 미각을 직감적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말로 위의 주장을 대변한다.
말하자면 누구도 '이 시를 감상하라. 좋은 시다'라고 강요하면 안된다는 것. 대신, 저자는 '맛보기의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시를 골라 '맛있게' 읽게 만든다.
이 책에는 총59명의 국내시인의 작품이 실려있다. 부분인용에서 전문 수록까지 다양하게 '맛보기'의 재료로 쓰이고 있다.
저자는 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문단에 데뷰했다. 경상대 국문과교수로 재직중이며 시론집 다수와 시집이 다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