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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부드러운 남자로 가을에 나타난 송승헌

입력 | 2000-09-17 18:05:00


"휴, 연기에서 힘 빼기가 쉽지는 않네요."

짙은 눈섭이 매력적인 송승헌이 모처럼 부드러운 남자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오는 18일부터 방송되는 KBS 2TV 미니시리즈 (연출 윤석호, 극본 오수연)의 주인공 준서를 맡은 것.

그동안 MBC와 SBS만을 오가며 연기를 했던 그로서는 첫 KBS 드라마 출연이라는 점도 의외. 하지만 이번에 맡은 준서라는 인물이 그동안 주로 연기했던 선이 굵고 강인한 '터프가이'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더 이채롭다.

대학 미술강사이면서 화가라는 극중 직업도 그로서는 처음 맡는 것이지만, 어린 시절 친동생으로 알고 지냈던 은서가 남남이란 것을 알게 되면서 남매 이상의 사랑을 느끼고 고민하는 모습은 예전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따지고 보면 그의 출세작이라 할 수 있는 MBC 주말극 에서 맡았던 역이 겉으로 거친 듯 하면서도 속으로는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인물이었으니, 어쩌면 자신이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온 셈이다.

태풍 사오마이가 한껏 심술을 부리고 있던 지난 15일 강원도의 한 리조트 호텔에서 드라마 촬영에 여념이 없는 송승헌을 만났다.

- SBS 드라마 이후 좀 활동이 뜸했던 것 같은데, 그동안 뭐하면서 지냈어요?

할 일이 없어 그냥 놀았어요(웃음). 이 끝나고 약 2달 정도 쉬었는데, 별다른 활동없이 집에서 쉬면서 운동하고 가끔 친한 친구들 만나 술 한 잔 하고, 뭐 그랬죠. 아마 성격 탓인 것 같아요. 일이 없을 때는 꼼짝도 하기 싫거든요.

- 는 여러 면에서 그동안 했던 작품과는 다른데….

우선 방송사가 바뀌었죠. 연출자 윤석호 감독만 해도 그분이 만든 드라마만 봤지, 함께 작업하는 것이 처음이구요. 하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연기했던 인물과는 달리 눈물도 많고 여린 구석이 있는 '부드러운 남자'라는 점이 이전과 크게 다르죠.

- 본인 말처럼 그동안 터프하고, 강인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는데 낯설거나 힘들지 않아요?

연기자라면 다양한 인물을 소화할 수 있어야겠죠. 이번 역할을 맡게 된 것도 그동안 저에게 따라다니던 고정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처음에 맡았던 역할은 그렇게 무겁고 딱딱한 인물이 아니었어요. 시트콤 이나 에서는 싱겁고 덜렁거리거나 아니면 눈물 많고 여린 성격의 인물을 연기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저의 이미지가 '강한 남성'으로 고정되더군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죠.

- 그래도 한동안 몸에 밴 연기 스타일을 바꾸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웃으면서)어깨에서 힘 빼기가 쉽지는 않데요. 아무래도 방송사나 스태프들도 새롭고, 역할도 새롭기 때문에 변화를 주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지 이제 일주일 밖에 안되기 때문에 차츰 적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준서라는 배역은 참 마음에 들어요. 첫 대본 연습때는 저를 비롯해 다른 동료들도 모두 내용이 너무 애절해서 울었어요. 왠지 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 함께 출연하는 송혜교나 원빈은 드라마에서는 처음 만날텐데….

원빈하고는 드라마는 처음이지만 전부터 안면이 있어요. 앙드레 김 선생님의 패션쇼 등에서 함께 무대에 서면서 알고 지내는 사이에요. 혜교하고는 처음이죠. 하지만 같은 또래이기 때문에 어색하거나 낯설지가 않아요.

- 이제 연기자로 데뷔한지 햇수로 3년째인데, 큰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아요. 가령 영화에 다시 도전한다는가….

솔직히 영화는 한번 더 해보고 싶어요.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도 그 준비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드라마를 쉽게 생각한다는 것은 아니구요. 그동안 TV에서 굳어져 있던 이미지를 바꾸고 나서 영화에 다시 도전할 생각입니다. 아마 가 끝나는 올 10월 이후에는 드라마 보다 영화에 주력하고 싶습니다.

김재범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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