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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장르에도 '빛과 그늘'…유행따라 변화 뚜렷

입력 | 2000-09-17 18:37:00


영화나 소설에 액션, 드라마, 공포, 코미디 등의 장르가 존재하듯이 게임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다. 그러나 다른 매체와 달리 게임은 유행 장르의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한국 게임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양상은 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롤플레잉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6월 말 발매되어 한달 만에 20만장 이상 팔렸다는 ‘디아블로2’와 상반기 바람을 일으켰던 ‘녹스’가 롤플레잉 게임이다. 국내작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악튜러스’와 ‘창세기전 파트2’ 역시 같은 장르이며 더욱이 온라인 게임을 살펴보면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 히트작들이 대부분 롤플레잉 장르다.

물론 전략시뮬레이션게임도 식지않는 스타크래프트 열기과 게임리그 발달에 힘입어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는 현재 국내 게임방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장르는 원조라 할 수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이후 마땅한 후속타가 없어 한계를 보이고 있다.

액션과 스포츠도 큰 변동 없이 일정 소비층을 유지하며 발전하고 있다. 액션장르에서는 ‘퀘이크’ ‘언리얼’ ‘레인보우 식스’ ‘하프라이프’ 등 우수작품들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스포츠장르에서는 ‘피파2000’ 등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명확히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장르도 많다. 비행시뮬레이션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장르는 실제 비행환경을 재현해 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게임장르보다 막대한 개발비용이 투입된다. 하지만 소비자 층은 극소수의 마니아에 국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도가 더욱 심해 전문가들은 비행시뮬레이션 시장을 겨우 500카피 정도로 보고 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식의 어드벤처 장르는 거의 죽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어드벤처는 보다 즉각적인 반응과 액션을 요구하게 된 게이머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시장이 없는데 게임개발이 계속될 리는 만무하다. 현재 이 분야의 선두 주자였던 미국 시에라는 거의 모든 어드벤처 게임의 개발을 보류한 상태이다.

우주전투 시뮬레이션 역시 고사직전이다. 그래픽이 더 나아지고 스케일이 커졌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게임플레이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 쇠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장르에 따른 인기와 소비층이 명확해지자 최근의 게임개발 패턴은 여러 장르를 묶는 복합장르 형식을 띠어 가고 있다. 물론 롤플레잉 요소가 그 중심에 서는 듯하지만….

김 승 규(게임평론가)game4kimsk@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