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사상 첫 국방장관회담을 25, 26일 이틀간 제주도에서 열기로 17일 합의했다.
북한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판문점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보내온 서신에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의 뜻을 받들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남측에 먼저 가서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김일철 부장은 또 “남측이 제의한 회담 개최일자(25, 26일)와 대표단 구성(대표 5명, 수행원 5명)에 대해 동의하며 장소는 제주도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해 왔으며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도 이날 오후 이에 동의한다는 답신을 북측에 보냈다.
남북은 그동안 제3국인 홍콩에서 국방장관회담을 여는 것을 검토해 왔으나 비자발급 및 회담장과 숙소문제 등을 고려, 제주도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조성태장관과 김일철부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공식대표단 5명과 수행원 5명 등 10명씩의 대표단을 선정해 조만간 그 명단을 상대방 측에 통보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 국방장관회담은 개최 자체에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지나치게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실천 가능한 문제부터 차분하게 협의하면서 군사당국간의 신뢰를 쌓아 나가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측 대표단은 김용순(金容淳)노동당비서의 방문 때처럼 북한 민항기를 이용해 남한으로 올 가능성이 크지만, 서울을 경유할지 아니면 곧바로 제주도를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양측이 협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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