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첨단 분야의 인력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의 전문인력에게 발급하는 단기취업비자(H―1B)의 쿼터가 늘어날 전망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6일 “올해 11만5000명으로 묶여 있는 H―1B 비자발급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이 이번 회기 중 의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 의회에는 H―1B 비자 발급 범위를 20만명으로 확대하는 법안 등 몇 건의 관련 법안이 상정돼 있다. 이 법안들이 올해 통과되지 않으면 2001년 회계연도엔 10만7500명, 2002 회계연도엔 6만5000명으로 비자발급 대상이 줄어든다.
실리콘 밸리 등 미국의 업계는 충분한 인력 확보를 위해 H―1B 비자발급 대상이 연간 30만명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 노동계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위협할 소지가 있다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H―1B 비자의 국가별 발급현황은 인도(5만5047명) 영국(6665명) 중국(5779명) 일본(3339명) 필리핀(3065명) 프랑스(2633명) 독일(2451명) 멕시코(2419명) 호주(1651명) 러시아(1619명) 등으로 한국은 아직 10위안에 들지 못하고 있다.
H―1B비자는 흔히 영주권 및 시민권 취득 등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 미국 이민을 희망하는 외국의 고급인력들이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지는 이날 “올해 H―1B 비자의 유효 기간 만료로 미국을 떠나야 하는 인력이 4만명”이라며 “이들 중 상당수는 미국 정착을 희망하지만 행정처리 지연과 이민 쿼터 등으로 인해 캐나다 등 제3국으로 가거나 귀국해야 할 처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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