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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녀 영어공부 'OK' 홈스테이

입력 | 2000-09-17 19:25:00


홈스테이를 알선하는 단체들의 홈페이지에는 “우리 아이와 영어로 놀아 주시면 숙식 제공할게요” “일어나 영어를 쓰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락 주세요”라는 등의 ‘유치 광고’가 수십건씩 올라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홈스테이 알선 단체에 등록된 호스트의 숫자는 9865명으로 96년(3771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고 매년 30%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4월 한국관광공사가 이들 호스트 중 82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7.6%가 홈스테이를 실시하는 이유로 ‘국제 감각을 키우거나 자녀에게 외국어 학습 기회를 주기 위해’를 들었다. ‘민간 홍보 사절’이나 ‘경제적 도움’을 든 사람은 각각 29.7%, 2.7%였다.

고교 2년생, 중학 1년생인 두 딸을 둔 주부 김영기(金英基·43·서울 송파구 오금동)씨는 5월부터 2달간 프랑스어 영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프랑스 남자 대학생 올리비에 마리를 맞아들였다. 국제경영학을 전공하는 올리비에는 우리나라 기업에서 실습하는 시간을 빼고 김씨의 두 딸과 함께 밥 먹고 공부하고 관광 다니며 훌륭한 영어 교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씨는 “우리나라 학생들끼리 우르르 몰려가 몇 시간 수업받고 대부분 관광이나 하는 해외 연수에 비해 훨씬 효과적”이라며 “외국인에게 아침저녁을 대접하고 빨래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흡족해 했다.

인연을 맺은 외국인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교류하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1년생과 5년생 두 딸을 둔 주부 김영숙(金英淑·40·경기 군포시 금정동)씨는 해마다 2, 3명의 영어 일어 중국어권 외국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제2외국어를 가르치고 싶지만 마땅한 교재나 학원이 드물어 시작했다. 덕분에 큰딸 남연주양(11·화산초교)은 영어가 유창하고 일어로 의사 소통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남양은 “처음엔 외국인이 낯설어 울기도 했지만 요즘엔 민박한 외국인과 친구가 돼 미국이나 일본으로 초대받아 그 곳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많은 것을 배운다”고 자랑했다. 초등학교 2년생과 5년생 자녀를 둔 주부 강수선(姜水仙·37·서울 양천구 목동)씨도 영어가 유창한 일본인 여대생과 E메일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안내부 박주완(朴柱完)과장은 “우리나라 호스트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민박을 하는 경우가 많아 숙식비가 싸고 친절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몇가지 점만 주의한다면 홈스테이는 외국 문화와 언어를 체험하는데는 더 없이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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