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두들기고 가자’는 한국야구대표팀 사령탑 김응룡감독(해태)의 전략은 막판에 실패로 끝났다.
김감독은 4강 토너먼트 진출의 중요한 고비인 호주전에서 ‘안전 또 안전’의 착실한 정공법으로 나갔다. 선두타자가 살아 나가면 무조건 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갖다 놨다.
1회와 2회, 4회 모두 이 방법으로 득점에 성공, 짭짤한 재미를 봤지만 선수들의 ‘뒷심 부족’은 전혀 예상 못한 변수였다. 게다가 주심까지 결정적인 고비에서 애매한 판정을 내려 개막전에서 뜻밖의 1패를 당한 호주가 한국전 승리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거들었다.
한국이 18일 올림픽파크 야구장에서 열린 시드니올림픽 야구 예선리그 2차전에서 지난해 대륙간컵대회 우승팀인 개최국 호주에 3―5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잡기 위해 정민태―구대성―박석진―송진우―임창용을 차례로 투입, 총력전에 나선 한국은 미국 일본 쿠바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호주에 뼈아픈 1패를 안게 됨으로써 메달권 진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2―2 동점인 4회 1사 3루에서 9번 이병규의 왼쪽 안타로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7회 호주의 메이저리그 출신 스타 데이비드 닐슨에게 1타점짜리 2루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 8회엔 구원투수 임창용(삼성)이 2사 만루에서 호주 글렌 리브스에게 2타점짜리 2루타를 내줬다.
한국은 2점차로 뒤진 8회와 9회 선두타자가 연속 출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승부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예선리그 전적 1승1패가 된 한국은 19일(한국 시간 오후 5시30분) 아마야구세계 최강 쿠바와 맞붙는다. 한편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한국은 주전포수 박경완(현대)이 8회 홈블로킹을 하다 주자와 충돌, 어깨를 심하게 다쳐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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