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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재경장관 ‘투자심리 안정 호소’ 얼마나 먹힐지…

입력 | 2000-09-18 18:34:00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이 18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경제대책의 초점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 등 몇 가지 경제현안에 대한 일정을 분명히 밝혔다. 제도적 개선을 병행해 ‘투명성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우리 증시의 근본적인 병근(病根)으로 지적돼온 부실기업 및 금융기관에 대한 처리를 연내에 마무리하고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이를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을 내놓겠다고 못박은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문제와 기업회계 투명성 문제에 대한 연내 마무리 방침도 같은 맥락. 그러나 정부가 과거와 같은 직접적인 단기 증시부양책을 쓸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진장관은 대우자동차 매각문제와 관련해 “일정한 조건에서라면 선(先)인도 후(後)정산하는 방법도 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우차 문제가 장기 표류할 경우 국민경제 및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 그러나 조건부라 해도 선인도 후정산 방식을 택할 경우 또 다른 문제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진장관은 자금시장을 겨냥, 중견기업을 위해 연내에 총 20조원의 채권형 펀드를 조성하고 중소기업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를 위해 최근 수신고가 급증한 체신예금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새로 내놓았다.

전반적인 거시경제정책 운용과 관련해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눈에 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각종 악재 돌출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 방향은 물론 경제성장률 국제수지 물가 등 거시경제지표의 조정도 필요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경제정책 수정은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올해보다는 내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진장관은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몇 차례에 걸쳐 투자자들에게 냉정함과 참을성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최근 각종 국내외 악재가 터져나오고 있지만 고유가와 대우차 문제 등 주요 현안에 관한 긴급대책을 마련해 놓았고 구조조정을 서두를 경우 내년 봄쯤이면 우리 경제가 다시 호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진장관의 낙관적 전망이 얼마나 먹혀들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앞으로 증시침체가 더 심각해질 경우 출범한 지 40여일밖에 되지 않은 ‘진념 경제팀’의 입지뿐만 아니라 현정부의 경제운용능력에 대한 회의가 커질 전망이다.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