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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수영]홈부시베이 수영장의 비밀

입력 | 2000-09-18 18:38:00


수영장의 길이가 1m쯤 줄어들었나?

최근 두달새 25개의 세계신기록을 낳은 시드니 홈부시베이의 올림픽수영장. 개막 첫날인 16일에만 4번의 레이스에서 5개의 세계신기록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무슨 비밀이 있는 걸까. 첨단과학이 만들어낸 ‘마법의 수영장’에 숨겨져 있던 비밀이 18일 마침내 그 베일을 벗었다.

수영장 매니저인 그렉 토머스의 설명을 들어보자.

▽레인의 양쪽 벽〓기존 수영장의 평평한 옆 벽면은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칠 때 생기는 물결의 출렁거림을 그대로 반사해 1번과 8번 레인 선수의 직진을 방해했다. 그러나 홈부시베이 수영장은 물결을 흡수하기 위해 벽면을 요철 상태로 만들었다. 또 파도가 되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레인 옆에 얕은 홈을 파고 물을 채워 둬 한번 생긴 파도는 그대로 넘어가 선수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했다.

▽레인 로프〓기존엔 플라스틱 부표들을 마치 엽전 끼우듯이 가느다란 줄에 줄줄이 연결해 작은 물결에도 출렁거렸다. 시드니 올림픽수영장은 부표를 플라스틱 디스크를 붙인 삼중구조로 단단하게 만들어 옆 레인 선수의 움직임 때문에 생기는 물결을 완벽하게 흡수해 낸다.

▽물〓맑고 깨끗한 물은 선수의 기록단축에 필수적인 요소. 실제로 레이스 중에 선수들은 원활한 호흡을 위해 입을 반쯤 열기 때문에 물을 많이 먹는다. 냄새나 맛이 느껴지지 않는 증류수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200만 호주달러(약 12억5000만원)를 들여 정수기의 오존 이중 필터와 파이프를 새로 교체했다. 염소함량도 기존 수영장의 3분의 1수준이다.

▽온도〓물의 온도는 국제수영연맹의 규정보다 섭씨 1도가 높은 27도, 공기의 온도는 29도를 항상 유지한다. 이 온도가 가장 적합하다는 게 호주 올림픽 조사팀의 결론이었다.

▽깊이〓3m로 훨씬 깊어졌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의 공인규정이 2m 이상인데 만약 2m로 한다면 호주팀의 이언 소프처럼 키가 큰 선수는 수면에서 튕겨 올라오는 물결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출발대〓출발대는 수면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 출발할 때 힘을 실어준다. 손잡이는 스타트 직전까지 안전한 자세로 힘을 비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바닥은 고무로 돼 있어 미끄럼을 방지해 준다.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