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책하면 기보해설이나 묘수풀이 책 정도를 떠올리는 것이 현실. 하지만 프로기사 관전기자 대학교수 등 11명의 바둑계 인사로 구성된 ‘한국바둑문화연구회’에서 최근 발간한 ‘바둑과 문화―바둑의 두줄기’는 문화 현상으로서의 바둑을 분석, 관심을 끌고 있다.
바둑과 문학, 바둑문화론, 현대 바둑의 원년, 바둑의 교육적 기능, 전문기사의 오늘과 내일, 바둑과 정신건강 등 전문 논문 수준의 글이 상당수 들어있다.
또 조선시대 중엽 한 문집에서 찾아낸 당시 내기 바둑 이야기도 있다. 어느 비오는 날 염소 한마리를 걸고 내기 바둑을 두는 친구들이 바둑 치수를 놓고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바둑꾼들의 행태가 똑같음을 엿볼 수 있다.
또 박치문씨의 ‘조훈현과 조치훈’, 이광구씨의 ‘이창호론’은 여러해 동안 그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 필자들의 혜안이 담겨있어 읽는 재미가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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