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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교수의 생명코드 풀기]기초과학의 발전이 인류…

입력 | 2000-09-19 19:14:00


바이러스의 게놈이나 생활사를 연구하는 기초과학이 일반인들의 생활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에이즈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인체의 특정한 면역세포에 침투하여 이들을 망가뜨림으로써 환자를 숨지게 하는 불치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에이즈 바이러스가 면역세포에 침투하여 증식하는 세세한 과정이 기초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짐으로써 비로소 치료의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에이즈 바이러스의 증식에는 자신의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역전사효소나 단백질분해효소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들의 효소 작용을 차단하는 약을 개발하면 적어도 에이즈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이렇게 개발된 치료제가 에이즈를 불치의 병에서 단지 고치기 어려운 병으로 만든 AZT나 크릭시반이다. 89년 미국 머크사의 연구진은 ‘엑스선 회절법’과 ‘핵자기공명법’으로 단백질분해효소의 3차원 구조를 밝혀내는 기초연구 성과를 이룩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 효소에 결합하여 이들의 작용을 차단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한 것이 크릭시반이다.

최근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차세대 에이즈치료제는 에이즈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침입하는 경로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인체 면역세포 표면의 CCR5라는 수용체를 통해 침투한다. 미국의 ‘휴먼게놈사이언스’사는 이 수용체가 없는 사람이 에이즈에 저항성이 있다는 전제로 CCR5를 차단하는 치료제를 쉐링 플라우사와 공동 개발 중이다.

이처럼 연구실에서의 기초연구 성과는 바로 상용화 연구로 연결되어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다. 기초연구의 성과 없이는 독창적인 고부가가치 신약을 만들 수 없다. 국가가 응용연구와 더불어 기초과학연구을 육성하면 이는 특허권 획득으로 이어지고 국가에 막대한 부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김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