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올들어 두 번씩이나 ‘블랙 먼데이(월요일의 주가 대폭락)’를 겪으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1059에서 600 안팎으로 곤두박질쳤다. 코스닥 종합지수도 266에서 80선으로 주저앉았다. 비록 20일엔 반등하긴 했지만 당분간 전망이 밝지는 않다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주식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변수, 또는 지표가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생각해보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식값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내재가치와 성장성, 거시 경제지표를 반영한다. 기업이 얼마나 돈을 잘 벌고 있는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앞으로 자리를 잡으면 눈부신 매출과 이익이 기대되는지,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 상승국면으로 바뀌는 추세인지가 주가를 결정하는 기본 요소들이라는 것.
하지만 당장은 눈앞의 특정 지표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형성되는 게 현실이다. 과거에는 주식매수 대기자금 성격을 띠고 있는 고객예탁금과 거래량이 늘어나고, 증시 외적으로는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상승을 점칠 수 있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외국인들에게 개방되고,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맞으면서 시장의 지표는 다양해졌고 빠른 주기로 변하고 있다.
동남아 외환위기로 촉발된 IMF시기엔 해외증시 및 환율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작년 상반기에는 증권 투신 등으로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기관투자가 동향이 투자지표가 됐었다.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는 이들의 매매패턴이 중요해졌다.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시장의 간밤 동향을 뜬 눈으로 지켜보는 투자자도 많았다.
올 들어서는 반도체가격이 급등하면서 외국인들의 ‘사자’가 넘쳐나더니 최근에는 반대현상을 빚고 있다. 이밖에 고(高)유가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동향에 즉각 대응할 수 없는 투자자들에게는 이처럼 장을 움직이는 큰 지표들이 주식시장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는 지 관심을 갖는 게 길게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도움말〓하나경제연구소 장세현 연구위원)
※독자 여러분의 성원속에 장기 연재해온 ‘주식 투자 초보 탈출’을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끝냅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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