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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통신]여자선수들 '립스틱 짙게 바르고'

입력 | 2000-09-20 18:45:00


미국 테니스 여자대표 세레나 윌리엄스는 경기 전 1시간 넘게 머리치장을 한다. 치렁치렁한 머리를 공들여 길게 땋아 늘어뜨린다. 큼지막한 귀고리도 빠뜨리지 않는다. 코트가 아니라 어느 파티라도 가는 것처럼 지극한 정성이다.

흔히 여자선수 하면 꾸밈없는 건강미가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 하지만 시드니올림픽은 마치 미인대회나 패션 경연장이라도 된 듯하다. 여자선수 대부분이 화장을 하고 출전하며 귀고리 반지 팥찌 등 갖가지 액세서리로 몸치장을 하고 있다.

여자 허들 게일 디버스(미국)는 화려하게 색칠한 손톱으로 유명하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엠마 조지(호주)와 사이클 레온틴 질라드(네덜란드) 등도 진한 매니큐어 모습. 수영 선수들은 방수 화장품까지 쓰고 있다. 88서울올림픽 때 그리피스 조이너(미국)는 빼어난 기량 만큼이나 톡톡 튀는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패션 모델로 불린 조이너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한 후배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수수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

여자선수들의 이런 모습은 남보다 더 아름답고 싶은 여느 소녀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스포츠의 상업화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스폰서 업체나 언론 매체에서 성의 상품화를 위해 이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 어쨌든 립스틱 짙게 바른 패션모델 같은 여자선수들은 늘어만 갈 전망이다.

kjs0123@donga.com

‘도둑질, 별난 기념품 수집, 그리고 자살소동….’

200개국 1만5000여명이 한곳에 모여 보름동안 함께 지내는 시드니올림픽 선수촌.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만큼 일어나는 일도 가지각색이다.

먼저 눈살을 찌푸리게 한 사건. 17일 밤 뉴질랜드팀의 숙소에서 선수들의 훈련 자료가 모두 수록된 랩탑컴퓨터 5대와 CD플레이어, 휴대폰 등이 도난당하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또 고도의 보안장치가 된 사무실에서도 5000달러가 넘는 첨단 장비가 없어지기도 했다.

이두 사건은 신분이 확인된 선수들이나 팀 관계자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서 발생해 ‘올림픽 패밀리’ 중에서 일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돼 ‘올림픽 정신은 어디갔나’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역시 정직한 사람들이 많은 법. 선수촌 분실물센터에 수천마르크의 독일 현금이 접수되는 등 시계 지갑 등 다양한 분실 물품들이 쌓이고 있어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다음은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호주의 수영스타 이언 소프와 그랜트 하켓이 18일 다른사람이 신분확인증을 위조해 쓰는 바람에 손수촌에 들어가지 못해 고생했다. 조사결과 33세살의 시드니올림픽조직위(SOCOG) 직원이 소행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그 직원의 취미가 기념품수집인데 세계 각국 선수들의 신분확인증을 ‘기념’을 위해 복사했는데 이때 매그내틱바에 이상이 생겨 이같은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것.

같은날 루마니아 역도선수가 자살소동을 벌여 선수촌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안드리안 마테아스가 그 주인공. 마테아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실시한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2년간 출전정지 징계를 받자 “대회 출전을 허락하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며 단식투쟁에 돌입한 것. 마테아스는 자살소동으로 번진 단식투쟁에 대해 “진짜 죽을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역시 양성반응 판정에 격분한 루마니아의 트라이안 치하리안은 출국을 거부한뒤 종적을 감춰버렸다.

yjongk@donga.com

美NBC '충격적 광고' 상반된 결정

문제. 다음 장면중 어떤 것이 더 혐오스러운가.

장면 하나―1200개의 시체를 담는 부대자루가 한 담배회사 앞에 수북히 쌓여 있다.

장면 둘―깜깜한 밤. 한 금발 미인이 전기톱을 든 괴한으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다.

정답은 두 번째 장면.

이것은 시드니 올림픽 독점 방송중계권을 가진 미국 NBC의 두 개의 광고 주요장면이다. NBC는 최근 충격적인 위 두 광고에 대해 첫 번째 ‘시체 부대자루’광고는 방영하기로 한 반면 두번째 ‘전기톱 추적’광고는 방송에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NBC가 이 광고를 내보낸 후 시청자로부터 “혐오스럽다”는 수천 통의 항의 전화와 전자 메일을 받았기 때문.

원래 이 광고는 나이키가 이번 시드니올림픽에 맞춰 준비한 파격적인 연작 광고 가운데 하나. 미국 육상팀의 1,500미터 선수인 수지 해밀턴이 전기톱을 들고 공격해오는 괴한으로부터 도망가는 내용을 담았다.

하키 골키퍼 마스크를 쓴 이 괴한은 영화 “13일의 금요일”의 주인공 “제이슨”을 패러디 한 것. 수지 해밀턴을 쫓던 괴한은 결국 지쳐 쓰러지고, 광고는 “왜 스포츠를 해야 하나?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라는 카피문구로 끝난다.

한편 NBC가 손을 들어준 ‘시체 부대자루’ 광고는 미국유산재단(AFL)에서 미화 1,500만 달러를 투입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흡연 반대 광고. 이 광고는 한 담배 회사 앞에 1,200개의 시체를 담는 부대자루를 쌓아놓은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1,200개의 시체 부대는 미국에서 하루에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를 상징했다.

나이키의 ‘전기톱’ 광고는 http://nikebiz.com/media/n…whysport…pic.shtml, 흡연반대 ‘시체부대자루’광고는 미국 유산재단 홈페이지인 http://www.thetruth.com을 방문하면 이미지 파일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