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현안에 대해 공개 발언을 자제해온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리더십론’을 통해 우회적으로 정국 해법을 제시했다.
19일 밤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친 뒤 이최고위원은 정국 정상화 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경기도지사 시절 미국 주지사 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당시 회의자료 표지에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말한 ‘리더십’에 대한 경구가 씌어져 있었는데 ‘최선의 리더십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며, 두번째 리더십은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이고, 최악의 리더십은 아무런 결정도 못 내리고 지지부진 시간을 끄는 것이다’는 내용이었다는 것.
이 최고위원은 “잘못된 결정이라도 빨리 내리면 그 다음 대책을 세울 수 있으나, 제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도저히 해결하지 못할 상황이 오고 만다”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은 이날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사퇴를 포함한 정국 수습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됐음을 시사한 것이었다.
이위원은 간담회에서 “지금은 무엇보다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한빛은행사건, 국회법 개정, 선거비용 실사개입의혹 등 각종 쟁점을 ‘양파 껍질’ 벗겨내듯 하나씩 협상하면 계속 야당에 질질 끌려다니게 되므로, 일괄 타결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정국 수습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그는 “전략가라면 작은 불씨를 하나 끌 때도 찻잔으로 불을 꺼야 할지, 양동이로 물을 꺼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불씨는 작더라도 불이 번져 타오를 범위가 클 것 같으면 양동이로 물을 부어 확실히 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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