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대표하는 뱅가라 댄스 시어터의 신작 ‘스킨’이 초연된 19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주인공은 단연 자카풀라 무냐륜(27)이었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백인 소녀(니키 웹스터)의 영적 보호자로서 호주 전역에서 온 1000명의 원주민과 세계인을 환영하는 전통의식을 주도해 세계인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인물.
인터뷰에서 그는 “개막식 때 아이의 보호자이면서 호주 원주민들의 영(靈)을 대표하는 큰 역할을 맡은 것이 기뻤다”면서 “무엇보다 춤과 노래가 삶의 일부인 우리 종족의 모습을 세계인에게 보여준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룻밤 새 세계적인 스타가 돼버린 자카풀라는 “갑자기 경찰들도 내게 친절하고 행인들도 알아본다”면서 “그냥 예전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호주 북동쪽 야카라섬에서 태어난 자카풀라는 10년 전 뱅가라 무용단에 입단해 전통춤과 음악을 선보이는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연출자 스티븐 페이지는 “자카풀라는 뱅가라의 문화 자문으로서 원주민 문화에 대한 조언을 통해 작품 창작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거들었다.
자카풀라는 외국인이 호주 원주민을 어떻게 생각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지혜를 전 인류와 함께하고 후대에까지 전해주고 싶다”면서 원주민 문화의 우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도시의 젊은 원주민에 대해서는 “바르게 일어서야 한다. 한 발에만 기대지 말고 두 발로 서야 마땅하다”는 뼈있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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