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않는 해는 없다?’.
22일부터 시작하는 시드니올림픽 육상.역대 올림픽에서 부침없이 최강의 자리를 유지해온 미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종이호랑이’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다.
미국내에서 프로스포츠 못지않는 인기를 누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육상이 이처럼 위기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유명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기 때문.
이들의 불참 이유는 부상과 질병에다 대표선발전에서의 탈락 등.
이에 따라 미국이 금세기 첫 올림픽 최대의 이벤트로 준비중인 매리언 존스의 5관왕등극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메달 유망 선수들의 불참이유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국내 대표선발전 탈락.남자 100m와 400m의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모리스 그린과 마이클 존슨이 200m 선발전 도중 기권하며 나란히 탈락, 이 종목을 무주공산으로 만든 것을 비롯해 장대높이뛰기 미국기록 보유자인 제프 하트윅과 남자 창던지기의 톰 퍽스티스,여자 100m의 노장 게일 디버스등이 선발전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부상도 스타들의 발목을 잡기는 마찬가지.10종경기의 1인자로 꼽히던 ‘철인’ 댄 오브라이언이 왼쪽 무릎부상으로 스스로 올림픽을 포기했고 남자 3000m와 5000m 미국기록보유자인 봅 케네디가 교통사고로 인한 등부상으로,C J 헌터(해머던지기)는 무릎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여자 1500m와 5000m 우승후보 레지나 자곱스는 호흡기질환으로 기권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불참이 결정됐던 이들과는 달리 미국팀에 가장 큰 충격을 던진 것은 여자 스프린터 잉거 밀러의 부상이다.99세계선수권 200m에서 매리언 존스의 허리 부상을 틈타 정상에 올랐고 올 미국대표선발전 100m와 200m에서 존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밀러는 19일 왼쪽 오금부상으로 100m 출전을 포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밀러의 부상으로 당장 비상이 걸린 것은 존스다.존스의 입장에서는 100m와 200m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밀러의 불참이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러시아 자메이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400m계주에서 밀러의 도움없이는 우승이 불가능해 5관왕꿈이 위태롭게 됐기 때문이다.
남자팀이 느끼는 위기의식도 이에 못지 않다.96애틀랜타올림픽때만 해도 10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던 미국 남자 육상팀은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단거리와 계주종목에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중장거리,경보,창던지기등의 약세로 역대 올림픽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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