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전날밤 미국 증시에서 인텔,마이크론테크놀러지등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하자 외국인들은 개장초부터 삼성전자,현대전자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팔자'에 나서 10시45분현재 1100억원이상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가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정부가 공적자금 추가 조성을 통한 구조조정 가속화 의지를 천명했음에도 외국인들에게는 미국 반도체주의 동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주가지수의 방향이 철저히 외국인투자자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국제 유가와 미국 증시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해 매매 결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내놓은 각종 금융안정 대책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국내 요인을 봐도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립서비스'차원에서 계속 내놓고 있을뿐 가시적인 추진 실적이나 성과가 없는 형편이어서 당분간은 외부 변수에 의한 장세의 출렁거림을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쉬는 것도 투자'라는 증시 격언을 어느때보다 되새겨야 할 때다.
살로먼스미스바니환은증권의 전용배 부장은 "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매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미국 증시 동향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들이 연일 급락하고 있어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전 부장은 포항제철,한국통신등의 외국인 투자 확대도 당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것이어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투자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어도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누리증권 안동규이사는 "미국 증시의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지면서 당장은 정부가 내놓은 어떤 대책도 증시의 흐름을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유가의 큰 폭 하락이나 미국의 반도체주 상승등 해외 요인에서 모멘텀이 나와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이사는 최근에는 세계 반도체 경기가 2001년하반기이후에나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안이사는 그러나 해외 변수들이 안정세로 돌아서더라도 대우차 매각을 비롯한 구조조정이 진전되지 않으면 외국인들의 'Sell Korea'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착실히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을 제거해나가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윤par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