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장중에 요동을 치거나 하루 걸러 급등락하는 ‘롤러 코스터’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최근들어 종합주가지수 등락폭은 전일대비든, 장중에든 무려 30∼50포인트에 달하는 큰 ‘일교차’로 투자자들이 정신을 못차릴 정도. 투자심리가 극도의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주식시장은 한마디로 방향을 잃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형적인 널뛰기 장세〓18일 이후 지수 움직임은 널뛰기의 극치를 보여준다. 18일 50포인트 급락→20일 34포인트 급등→22일엔 42포인트 급락하는 등 이틀간격으로 지수는 급등락했다. 21일엔 장중일교차가 무려 35포인트에 달했다.
한번 하락하면 ‘급락’, 상승하면 ‘급등’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90년 이후 급등락 양상을 보인 8차례의 경우에서 종합지수는 급등락 한달후에 평균 7.5%가량 상승했지만, 이번의 널뛰기 장세에선 그런 기대를 갖기 힘들 것 같다는 게 중론이다. 하락의 압력이 너무 커 반등폭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지수가 출렁거리는 이유는?〓투자심리가 악재에 짓눌린 상황에선 웬만한 호재도 통하지않기 마련이다. 22일 시장상황이 그런 경우다. 정부가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공적자금 추가조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미국 나스닥발(發) 반도체 급락소식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LG투자증권 황창중투자전략팀장은 “고질적인 수급불안에다 고유가, 반도체경기둔화, 대우차 구조조정무산 등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선 주식을 보유한 채 하룻밤을 넘기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상승하면 곧바로 ‘차익성 매도물량’이 나와 상승의 발목을 잡고, 투자심리가 불안한 상황에서 하락세로 반전하면 ‘투매’가 쇄도, 하락폭을 더욱 크게 한다는 것.
투자심리가 불안하긴 외국인들도 마찬가지. 외국인들은 21일 현물시장에서 매수규모를 줄이는 대신 선물시장에선 하루종일 순매도와 환매수를 반복하면서 시장을 뒤흔들었다. 장기투자와 가치투자 등 교과서적 매매형태를 보이던 외국인들마저 국내시장의 변동성에 손을 들고 아예 투기적인 매매행태로 ‘맞불작전’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널뛰기 언제나 그칠까〓당분간 요원하다는 게 중론이다. 고유가와 반도체 경기둔화 등 해외변수는 여전히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대우차 매각문제도 진통이 예상된다. 또공적자금 규모가 정부안으로 제시됐지만 국회동의 여부가 순탄치 않을 전망인데다, 정부 계획대로 실행될지도 미지수다.
리젠트증권 김경신이사는 “불확실성이 확대된 장세에서 수익보다는 손실위험의 축소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상승시엔 물량축소에 나설 투자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는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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