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사람하고 무당 간다.”
무당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 이 책은 이같은 오해와 편견을 바로 잡아준다. 발로 뛰면서 무당을 만나고 밤을 새면서 굿 현장을 지켜본 저자의 열정과 애정이 가득하다.
우선, 저자는 무당을 ‘하늘의 신에게 인간의 소원을 고하고 땅의 인간에게 신의 뜻을 전해주는 존재’로 규정한다.
한국의 무당은 두 종류다. 신들린 무당과 집안에 내려오는 세습 무당. 신들린 무당은 거역할 수 없는 신의 선택에 의해, 세습 무당은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의해 무당이라는 직업을 강요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무당은 슬픈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점과 굿을 비교하는 대목에 이르면 그 슬픈 존재는 희망의 존재로 변신한다. 저자에 따르면, 점은 폐쇄적이지만 굿은 공개적이다. 점은 일대일(一對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굿은 일대다(一對多)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집안의 문제를 열려진 토론의 장에서 해결하려 한다는 점, 이것이 굿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굿은 미신이 아니다. 고통받는 사람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이다.”
▼'우리 무당 이야기'/ 황루시 지음/ 풀빛/ 279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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