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가 25일부터 29일까지 교내에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참가 업체들에 거액의 참가비를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말 기업들에 “재학생과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충분한 기업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교 이래 처음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키로 했다”면서 부스 사용료 500만원, 설명회비 300만원 등 800만원의 참가비를 요구했다.
또 취업안내 책자에 광고를 싣는 대가로 그룹 기업에 300만∼400만원, 개별 기업에 100만원을 요구했으며 학교와 협의하지 않은 채 학생처를 후원자로 명시했다. 장소 사용료 등 큰돈이 들지 않아 참가비 등은 고스란히 총학생회의 수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참가 요청을 받은 상당수 기업들은 박람회 참가 여부를 재검토하거나 불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그룹 관계자는 “총학생회측에서 부스 2개를 내주고 취업안내 책자에 광고를 실어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박람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을 우려도 있어 참가 결정을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도 총학생회가 용도가 불분명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수익 사업을 하는 것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판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총학생회측은 “학생들이 체계적으로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취업박람회를 개최키로 했다”면서 “홍보비 광고비 등 행사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참가비를 요구했으나 결코 돈을 벌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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