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언 존스가 트랙을 돌며 우승 세러모니를 미처 끝내기도 전에 모리스 그린이 결승선을 1위로 통과, 미국의 남녀 ‘동반 우승’은 이뤄졌다.
23일 시드니올림픽 주경기장인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육상 남녀 100m 결승. 11만의 스탠드 좌석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녀를 가리는 세기의 이벤트를 보기 위한 관중들로 완전히 들어찼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금메달을 목에 거느냐가 아니라 과연 존스와 그린이 세계 기록을 경신할 것이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트랙에 몰아친 맞바람(여자 초속 4m, 남자 초속 3m)과 17.5도의 쌀쌀한 기온은 기록 경신을 끝내 방해했다.
남자 100m 결승. 그린이 관중의 기립 박수속에 9초87로 우승했고 트리니다도토바고의 아토 볼든(9.99)과 바베이도스의 오베이들 톰슨(10.04)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6월 아테네에서 9초79의 세계최고기록을 세웠던 그린의 스타트는 다소 늦었다. 총성이 울린후 스타트라인을 뛰쳐나가는데 걸린 시간은 0.197초. 그러나 그린은 막판 혼신의 스퍼트로 80m 지점에서 선두로 나선뒤 볼든을 0.12초차로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미국은 칼 루이스가 벤 존슨의 약물복용으로 1위로 승격된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12년만에 올림픽 남자 100m 정상에 올랐다.
여자 100m결승에서는 존스가 올시즌 자신의 최고 기록인 10초7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카테리나 타누(그리스·11초12)와는 0.37초차. 52년 마조리 잭슨이 2위와 0.38초차로 우승한 이후 올림픽 남녀 100m 사상 두 번째 큰 격차다. 3위는 자메이카의 타냐 로렌스(11초18).
매리언 존스의 스타트도 세 번째로 다소 늦었다. 총성 반응 시간은 0.189초. 그러나 존스 역시 레이스 중반 이후 폭발적인 스피드로 선두로 치고 나가 결국 우승을 차지, 올림픽 여자육상 사상 첫 5관왕 달성을 위한 상큼한 출발을 했다.
아울러 미국은 존스의 우승으로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이후 여자 100m 5연패를 달성했다.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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