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시 나오코(28). 그녀의 달리는 자세는 전혀 군더더기가 없었다. 힘이 하나도 들지 않는 모습이다. 팔은 흔드는지 안 흔드는지 모를 정도로 가볍고 경쾌하다.
양팔이 허우적거리는 쳅춤바(케냐), 팔을 흔들 때마다 브레이크가 걸리는 라디아 시몬(루마니아)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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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누구인가
발은 ‘차는(킥)’ 것이 아니라 지면에 발을 가볍게 딛고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킬 뿐이었다. 그녀의 경쾌한 팔 흔들기와 적당한 타이밍은 마치 자동차의 타이어처럼 ‘고속 회전’했다. 보폭도 짧아 힘이 덜 든다. 다른 선수와 같은 쇼트 피치의 ‘트로트 주법’이지만 다카하시의 그것은 더욱 세련돼 보였다. 상체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 보폭을 짧게 해 체력 소모를 극도로 줄인다. 1분간 맥박은 35번 정도.
“한번에 혈액을 내보내는 심장의 힘이 대단하고 그것이 회복력으로 이어졌다”고 코치조차 감탄했다.‘마치 아침 산책 나온 것처럼 가벼운 모습으로 결승 라인에 들어왔다’고 외신들이 보도할 정도였다.
마지막 38㎞ 오르막. 다카하시는 자신있고 힘차게 치고 나갔다. 그리고 지쳐 헐떡이는 시몬을 뒤돌아 보며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고 유유히 단독 질주했다.
‘경쾌한 주법’과 ‘강한 심장’이 그녀를 올림픽 정상에 오르게 한 것이다.
다카하시는 원래 5000m,1만m를 뛰었던 중장거리 출신. 1만m를 31분대에 달렸다. 그만큼 스피드에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이번 5㎞ 구간 기록도 17분00―17분21초―16분59초―16분50초―16분38초―16분51초―16분47초―16분53초―7분45초로 17분대는 단 두 번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