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길이 남을’ 동메달이었다.
중남미 카리브해 인구 26만여명의 작은 섬나라 바베이도스는 23일 밤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라디오에서는 ‘오베이들’이라는 인기곡이 끊임없이 흘러 나왔다. 이날 바베이도스의 육상 스타 오베이들 톰슨(24)이 시드니올림픽 남자 100m에서 동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바베이도스 올림픽 출전사상 첫 메달이었다.
바베이도스는 1966년 독립하기 전까지는 서인도제도의 일원으로 올림픽에 출전, 60로마올림픽 육상 1600m계주에서 짐 웨더번이 동메달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레이스를 끝낸 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바베이도스 국기를 등에 두루고 트랙을 돈 톰슨은 “너무 기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국민 영웅’이 된 톰슨에게는 부와 명예가 따를 전망. 그가 개선하는 날을 국경일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으며 저택과 거액의 포상금까지 보장받았다.
교수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톰슨은 90년대 초반 바베이도스의 해리슨컬리지에서 육상에 입문한 뒤 달리기 장학생으로 미국 텍사스대 엘파소캠퍼스로 유학갔다. 훈련여건이 마땅치 않았고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 고향을 떠난 것.
미국 대학무대에서 ‘인간 탄환’으로 이름을 날린 그는 운동은 물론 학업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마케팅과 경제학을 전공, 98년 졸업할 때는 평균 학점 3.9점으로 우등상까지 받았다. 대학 졸업 후 프로로 전향한 그는 마이클 존슨의 스포트 에이전트인 브래드 헌트와 계약, 직업 스프린터의 길을 걷고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톰슨은 96년 성경 구절을 랩으로 개사해 만든 ‘바이브’라는 앨범을 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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