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인간(The First Man).’
육상 400m는 선수들에게 가장 가혹한 종목. 그래서 400m에서 올림픽 2연패는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선수가 바로 마이클 존슨(33·미국)이었다.
25일 열린 남자육상 400m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을 때 세계 언론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도 바로 이점. 이들은 ‘존슨이 세월을 이겼다’는 제목 하에 “올림픽 역사상 400m를 2연패한 것은 존슨이 전무후무한 일이 될 것”이라고 대서특필했다.
존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기록은 또 있다. 96애틀랜타올림픽 때 수립한 200m와 400m 동시 석권이 바로 그것. 0.01초로 승부가 갈리는 단거리에서 성격이 판이한 두 종목을 동시에 석권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고 당시 미국 언론은 존슨에게 ‘슈퍼맨’이란 별명을 붙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존슨의 대기록 수립은 자신의 신체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업라이트 쇼트피치주법’이 큰 역할을 했다. 1m83의 키에도 불구하고 상체에 비해 하체 길이가 평균보다 12cm 가량 짧아 큰 보폭이 필요한 단거리에 어울리지 않자 상체를 곧추세운 뒤 보폭을 짧게 하는 방법으로 400m를 가장 효율적으로 뛸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했다.
“칼 루이스가 은퇴한 뒤 나는 경쟁자를 찾지 못했다”는 존슨은 “역사를 만드는 것이 나를 뛰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