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반스리, 이란의 네이, 일본의 샤쿠하치…. 대금명인 원장현 (50)이 ‘원장현과 아시아음악’ 시리즈 무대에 불러들인 외국 관악기 목록의 일부다. 1992년부터 그는 주변국가들의 관악기 명인을 초빙해 그의 대금과 함께 신명나는 무대를 빚어냈다.
“우리 음악도 세계음악의 한 페이지입니다. 주변과 대화하고 이해하는 공동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일종의 ‘시위’일지도 모르지만 그 속에 공감과 조화가 시작되지 않겠어요.”
10월1일 7시반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7회째 ‘원장현과 아시아음악’ 시리즈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첫째로 ‘이웃나라’의 범위를 확대해 올림픽이 한창인 호주의 음악가들을 불러왔다는 것. 둘째로 외국 전통악기가 아닌 ‘게이 브라이언트 재즈 4중주단’ 과 협연한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가족이 총출동한다는 것.
부인 조경주씨는 서울대 국악과에서 해금을 전공한 뒤 금현 국악원을 설립해 제자를 기르고 있다. 아버지를 이어 대금을 부는 아들 완철은 이미 전주대사습 기악부 장원을 수상한 젊은 명인. 딸 나경은 어머니를 따라 국립국악고에서 해금을 전공하고 있다. 가족이 각자의 전공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1부 연주회에서 원장현은 거문고 솜씨를, 조씨는 가야금 해금 춤솜씨를, 완철은 대금 외 장구와 징을, 나경은 해금 아니라 키보드 솜씨까지 선보이며 ‘팔방미인’ 가족무대를 꾸민다. “엄마 아빠가 어떤 생각으로 소리를 가꿔가는지 다음 세대가 이해하는 무대로 만들고 싶었어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문화를 매일 접하고 사는 청소년들이 많이 오길 바랍니다.”
연주회의 3부에서는 원씨의 대금과 재즈 4중주가 엉크러지는 창작곡 무대를 선보인다. 전석초대. 2만원. 02―723―8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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