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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58년된 GMC트럭 운전 이용구씨

입력 | 2000-09-26 19:01:00


우리나라 승용차 운전자들은 차를 구입한지 평균 3, 4년 정도면 새 차로 바꾼다. 모델이 낡았다는 이유 등 때문이다.

이런 세태에 충북도가 26일 발간한 충북 기네스북 ‘소백의 정(精)과 기(氣)’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으로 선정한 이용구(李龍九·70·청주시 복대동)씨는 ‘돌연변이’에 속한다. 그는 1942년 출고된 GMC트럭(4.5t)을 지금까지 몰고 다닌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당신 같은 사람이 많았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은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곤 한다.

현재 청주산업단지 인근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이씨가 이 차를 구입한 것은 77년. 자동차 부품상회를 하면서 산에서 벤 나무를 제재소로 실어 나르는 일을 겸하기 위해서였다.

차는 이제 볼품은 없다. 녹이 스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덧칠하듯 도장을 했고 군데군데 부서진 곳도 적지 않기 때문.

이 차의 주행거리는 미터기를 여러 번 갈아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수년 전 100만㎞를 넘었다는 기억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폐차장을 드나들며 구조가 비슷한 차량에서 부품을 구해 수시로 교체하는 이씨의 노력 덕분에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

이씨는 “새 차를 살 수 없을 만큼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능에 문제가 없는 차를 바꾸는 것은 낭비”라며 “2002년에는 이 트럭의 환갑잔치를 성대히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