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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정가 '시라크 비리' 폭로 비디오 파문

입력 | 2000-09-26 23:08:00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비디오 한 편’을 놓고 정치 생명이 걸린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문제의 비디오는 시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정당 공화국연합의 자금책이었다 지난해 암으로 숨진 부동산업자 장클로드 메리가 96년 녹화한 것.

그는 비디오 테이프에서 “시라크가 있는 자리에서 한 각료에게 500만 프랑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21일 르몽드지가 이 내용을 크게 보도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21일 TV 뉴스에 나와 “중상모략에 분노한다”고 강력하게 부인했으나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러던 중 24일 그 비디오 원본의 출처가 조스팽 총리의 측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재경장관으로 밝혀졌다.

시라크 대통령에게 쏟아지던 비난의 화살이 조스팽 총리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렉스프레스지는 24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스트로스칸 전 장관이 알랭 브로 변호사로부터 문제의 비디오테이프 원본을 받아 보관해왔다고 폭로했다.

렉스프레스는 브로 변호사가 지난해 스트로스칸 장관에게 자신의 고객인 패션디자이너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대가로 이 테이프를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라거펠트씨가 3억프랑의 세금을 연체해 왔으나 그가 나중에 낸 세금은 5000만프랑에 불과했다고 폭로했다.

보도를 본 시라크 대통령은 25일 조스팽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수사당국은 이날 오후 스트로스칸 전 장관의 자택과 지방의회 의원사무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수사 진전에 따라서는 ‘파괴력이 엄청난 폭탄’의 뇌관을 건드릴 수도 있어 프랑스 정가에는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번 수사는 2002년 대선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시라크 대통령과 조스팽 총리의 정치 운명에도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