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를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에 출연시켰던 ‘뽀뽀뽀’ 제작진은 제 정신인가.”(하이텔, PMIS2000)
“모든 문제를 공정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방송국이 시대착오적인 편견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MBC홈페이지, 허성경)
탤런트 홍석천이 ‘커밍아웃(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행위)’을 한 후 ‘뽀뽀뽀’로부터 출연 정지를 통보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MBC 인터넷 게시판과 PC통신에는 ‘동성애자는 유아프로그램을 진행해서는 안되는가’라는 논란이 뜨겁다.
홍석천은 “동성애자라는 얘기가 일부 매체에 보도되기 시작한 후 22일 제작진으로부터 출연 정지 통보를 받았다”며 “이미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라고 밝혔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 다를 수 있는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해 2월 미국에서는 영국 BBC방송의 인기유아프로그램 ‘텔레토비’에 대한 동성애 논란이 있었다. 유아교육학자이자 리버티대 총장인 제리 팔웰목사는 “텔레토비 중 ‘보라돌이’는 게이를 상징하고 게이는 아이들에게 그릇된 윤리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텔레토비 방영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던 것. 그러나 BBC가 이를 부인한데다 보라돌이가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만큼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유아프로그램은 아니지만 97년 4월 미 ABC방송의 인기 코미디 ‘엘런’은 정면으로 ‘커밍아웃’을 다뤄 화제가 됐다. 여주인공인 동명의 여배우 엘런이 “나는 레즈비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자 ABC는 ‘커밍아웃’편을 긴급 제작, 극중 주인공 엘런도 레즈비언임을 선언하도록 한 것.
이 에피소드는 ‘엘런’의 평균시청률(9.6%)보다 훨씬 높은 23.4%로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후 ABC는 극중 엘런이 부모에게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에피소드를 또 한번 다뤄 주연 배우의 ‘사생활’마저도 철저히 ‘상품화’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가족협회는 항의시위와 함께 광고주에게 광고를 취소하라고 압력을 넣었으며 실제로 일부 광고주는 광고를 철회하는 등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켰었다.
한편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 “오히려 동성의 관계에서 평등한 인간관계의 모델을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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