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3차 장관급회담]6·15선언 사업 '중간평가'

입력 | 2000-09-28 18:49:00


제3차 남북장관급회담 첫 회의가 열린 28일은 몇 가지 점에서 과거와는 달랐다.

무엇보다 양측은 이론과 논리의 대결장이 되기 쉬운 공개회담보다 실질적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비공개 접촉에 더욱 매달렸다.

실제로 박재규(朴在圭) 남측 수석대표와 전금진(全今振) 북측 단장은 27일 밤과 28일 오전 두 차례나 만나 ‘큰 것’을 해결했다. 경협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협의―실천기구 구성에 합의한 것.

이 때문에 공식회담이 ‘영양가 없는 만남’이 되고 마는 부작용도 생겼다. 공식회담에서 남측은 물밑에서 합의한 내용을 마치 새 제의처럼 내놓았고, 북측은 아예 이렇다 할 제의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회담은 6·15공동선언의 이행에 대한 ‘중간평가의 장’으로서 여전히 의미가 있었다.

박재규 수석대표는 두 차례의 적십자회담과 관련해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서신교환, 면회소 설치 문제에 대한 협의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또 분야별 공동위가 가동되지 못한 점에도 유감을 표시했다.

반면 북측의 평가는 너그러웠다. 북측은 “회담이 연이어져 새로운 대화시대로 진입했다”며 “이산가족문제 등 인도주의 문제에도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남측이 이날 제시한 ‘3대 교류’에 대해서도 북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 해외동포의 고향방문, 대학생 교수 및 문화계인사 시범교환, 경평축구대회 부활 등이 이뤄지면 송두율(宋斗律) 독일 뮌스터대 교수의 입국이나 남북 대학 및 대학생간 유적답사, 학술토론회 등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