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가장 초보적이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일찍 저축을 시작하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인 것같으면서도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다른 식으로 접근해보자. 예컨대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이 언제 두배가 될까’를 고민한다면? 쉽게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른바 ‘두배의 법칙’이다. 즉 ‘92.3’이라는 수를 당시의 연 이자율로 나누면 세금을 떼고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이 바로 나온다는 것(여기서 92.3은 전문가들이 세율 등을 감안해 원금의 두배에 이르는 기간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수치).
예를 들면 이렇다. 현재의 금리수준을 후하게 쳐 연 8%로 가정하고 이를 계산식에 대입하면 (92.3÷8) 11.5가 나온다. 원금 1000만원을 2000만원으로 불리기 위해선 11.5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솔직히 저축할 마음을 접게 만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개인연금 신탁상품을 활용해 설명하면 하루라도 빨리 저축을 시작하는게 얼마나 유리한지를 금세 알 수 있다.
A씨는 20세에 연 평균 배당률 10%인 개인연금신탁에 가입, 10년 동안 매달 10만원씩 불입한다고 치자. B씨는 10년 늦은 30세에 가입한 대신 매달 불입금액을 20만원으로 늘렸다. 개인연금을 탈 수 있는 55세에 A씨와 B씨는 일시금으로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B씨가 늦게 가입했지만 불입금액이 2배이니까 연금규모도 별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다르다. A씨는 2억3400만원, B씨는 1억7600만원으로 A씨가 5800만원이나 더 많다. 30세에 가입한 B씨가 10만원씩 25년을 불입할 경우엔 연금액수가 1억2900만원으로 더 줄어든다. 각각의 경우에서 B씨는 불입원금이 2400만원, 3000만원으로 A씨의 불입원금 1200만원에 비해 훨씬 많지만 정작 손에 쥐는 연금은 적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유는 오직 하나, 늦게 저축을 시작한 탓이다. 재테크의 기본은 ‘빨리 모아서 오래 굴리는 것’이다. 여유를 찾는 순간부터 뒤쳐지는 것이다. 재테크에선 ‘토끼와 거북’의 역전 드라마를 생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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