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3라운드에 들어서면서 이선희는 이미 승리를 예감한 듯 들떠있었다.
마침내 승리를 알리는 주심의 손이 올라가자 이선희는 김종기 코치에게 달려가 감격의 울음을 터뜨렸다.
29일 시드니 스테이트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 이선희는 예선에서 강호를 잇따라 꺾고 결승에 진출한 토루데 군더젠(노르웨이)의 ‘돌풍’을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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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金획득 경기장 표정
이선희는 1라운드 1분20초에 왼발돌려차기로 군더젠의 옆구리를 가격해 선취점을 따낸 뒤 곧바로 역시 발차기로 추가득점, 2―0으로 앞서며 기선을 잡았다. 2라운드 시작 20초만에 1점을 보탠 이선희는 라운드 중반 1점씩을 주고받았고 막판 얼굴돌려차기를 허용, 4―2로 추격을 허용했으나 3라운드 17초만에 왼발차기로 5점째를 뽑으며 완전히 승세를 굳혔다.
사실 이날 이선희가 금메달을 따기까지는 ‘약간의 행운’도 따랐다. 난적으로 꼽았던 엘레나 베니테스(스페인)와 모니카 델 리얼(멕시코), 허루민(중국) 등을 결승전까지 오는 동안 만나지 않았던 것.
그러나 이선희는 매경기 월등한 기량으로 승승장구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이선희는 2회전과 3회전을 각각 4점차(5―1)와 3점차(4―1)로 승리하고 결승에 올랐을 정도.
주특기인 뒤차기가 이날 따라 유난히 잘 먹혀들었던 것이다. 여기에 이선희는 빠른 스텝을 이용해 연달아 상대를 공격하는 발차기 기술로 상대를 제압했다. 평소 기복이 심해 코칭스태프의 우려를 자아내던 이선희가 이날만큼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주위를 안심시켰다.
이미 국내선발전에서 세계선수권 3연패의 주인공인 조향미를 꺾고 올림픽 티켓을 따낼 때부터 금메달이 유력했던 이선희는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그 결실을 거두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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