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蓮根)은 한자로 보면 ‘연의 뿌리’지만 사실은 땅속에 묻힌 줄기에 숨통인 구멍이 뚫린 것이다. 8월 중순부터 출하되기 시작해서 다음해 봄까지가 맛있는 시기다. 구멍이 길게 뚫어져 있어 ‘앞이 훤히 보이는’ 까닭에 일본에서는 경축할 만한 날에 반드시 먹는 요리 재료다.
◇맛있는 연근 고르기
햇연근은 길이가 길고 몸통이 굵으며 들어보아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것을 고른다. 몸에 상처가 없고 껍질도 얇으면서 흰색의 투명한 것이 상품이다. 잘라진 끝 부분이 하얀 것은 색이 변하지 않도록 약품처리한 것. 연근엔 단백질 전분 당분 비타민C가 들어 있다. 옛어른들은 아이들이 코피를 많이 흘리면 연근을 갈아 먹이라고 했는데 ‘아무카로이드’란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연근을 조리할 때는 아린맛을 빼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에 식초 두세 방울을 떨어뜨린 연한 식초물에 담가 가며 손질해야 아린맛을 없애고 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은 연근만의 매력. 조리할 때 너무 오래 열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문제는 연근을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 아이들이
잘 먹는 감자칩처럼 튀겨서 간식으로, 또는 아빠의 술안주로 만들어보자.
◇연근칩 만들기
먼저 연근은 껍질을 벗기고 1mm 두께로 얇게 썰어서 연한 식초물에 15분 담근 뒤 다시 냉수에 5분 정도 담갔다 건져서 물기를 완전히 거둔다. 팬에 기름을 넣고 160도 정도의 중불에서 연근을 넣고 1∼2분 정도 튀겨 연한 갈색이 나면 재빨리 망으로 건져낸다. 이때 조금만 늦어도 국방색이 나며 타게 되므로 커다란 기름망이나 채로 빨리 건져내야 한다. 종이티슈에 기름을 뺀 뒤 맛소금을 조금 뿌려둔다.가을날엔 튀겨서 2, 3일 놔두어도 눅눅해지지 않으므로 만들어두고 먹으면 좋다.
최경숙(요리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