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가한 북측 대표단이 남측에 150만∼200만㎾의 전력 공급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북측은 남북 정상회담 때부터 남측 기업에 발전소 건립 지원을 요청했고 남측 정부에도 물밑으로 지원 의사를 타진해 왔으나, 공식회담에서 전력 공급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력문제를 ‘공화국의 최대 과제’라고 불러온 북측이 전력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이 문제는 향후 남북대화에 최대 이슈 중의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90년대 초부터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어온 북한은 150만㎾의 전력을 추가로 지원 받으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200만㎾를 지원 받으면 주요 공장과 시설을 돌릴 수 있는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앞서 9월초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서울을 방문한 김용순(金容淳)노동당비서는 남측 정부에 비공개로 전력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총리는 24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전력 철도 도로 등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었다.
남북은 또 29일 공식회의와 수석대표접촉 및 실무접촉 등을 잇따라 갖고 12월 남북적십자회담을 계기로 이산가족 생사 및 주소확인, 서신 교환 및 면회소 설치 운영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2월 서울과 제주를 방문하고, 경제공동위원회에 준하는 차관급 경협실천기구를 구성키로 합의했으며 내년 8·15에 즈음해 서울―평양(京平)왕래 친선축구대회를 부활하고 이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모든 해외동포의 남북 고향방문을 위한 협력, 교수 대학생과 문화계 인사들의 교환방문에도 합의했다.
북측 대표단은 3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남측과 함께 발표한 뒤 서울과 중국 베이징(北京)을 경유, 평양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한편 북측 대표단의 청와대 예방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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