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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라티21]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인터넷서점 선구자

입력 | 2000-10-01 17:05:00


인터넷 쇼핑몰의 대명사로 통하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회장(35)은 오늘날 인터넷 비즈니스를 달구고 있는 온라인쇼핑의 개념을 사실상 창안한 인물이다. 전자상거래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는 닷컴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도 어느 기업이나 인터넷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브랜드를 구축하고 확고한 수익모델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

실제로 그는 창업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15년 걸려 올라선 매출액 10억달러 고지를 단 4년여만에 정복했고 단 한차례의 흑자 없이 아마존을 90년대의 가장 성공한 대중기업으로 만들어 월스트리트의 룰에 대항했다.

아마존 주식의 40%이상을 보유한 베조스회장에게서 성공이후 변한 것이라면 집이 좀 더 커졌고 낡은 혼다자동차가 볼보로 바뀐 게 전부. 카키색 면바지에 버튼다운식 블루셔츠는 항상 정열이 넘치는 그가 애용하는 복장이다. 한 주에 시애틀과 뉴욕을 세번씩이나 비행기로 왕복하며 매일 오전 장시간 회의에 녹초가 되지만 각종 인터뷰 요청을 마다하는 일이 없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방문객들의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것은 그만의 독특한 취미.

쿠바난민 출신의 엑슨사 직원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베조스는 86년 프린스턴대를 나온 뒤 월스트리트로 진출해 하이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일을 수행하며 자신만의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94년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 목록에서 고른 것이 인터넷 서점. 시애틀에서는 차고가 작업장이 됐고 직원 10여명과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95년 7월 아마존이 문을 열었다. 창업 30일만에 실패하지는 않으리라는 게 명백해졌고 이후 아마존은 단 한푼의 광고비도 쓰지 않고 50개주와 45개국에 책을 팔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을 인터넷 최고의 쇼핑몰로 만든 원클릭쇼핑이나 상품추천, 고객추적시스템 등은 베조스회장의 고객만족 경영철학의 성과. 그는 틈날 때마다 부하 직원이나 임원, 심지어는 경쟁자에게까지 “인터넷 기업에 필요한 일은 경쟁자에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왕처럼 모시기 위해 고객에게만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라는 경영론을 설파한다. 인터넷비즈니스 업계가 오늘날 베조스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터넷 제왕’으로 군림하는 그로부터 닷컴기업의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대안을 찾으려는데 있다.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