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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투자자에게]김택진 엔씨소프트사장 "게임은 삶의 반추"

입력 | 2000-10-01 17:44:00


코스닥의 ‘얼굴마담’으로 통하던 닷컴주들이 몰락하면서 ‘신흥 강자’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국민카드 쌍용정보통신 등과 함께 차기 코스닥 주도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 코스닥이 대폭락한 18일의 ‘블랙 먼데이’ 이후 일주일간 종합지수가 줄곧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온라인게임 ‘리니지(Lineage)’를 앞세운 게임업종이라는 장점을 등에 업고 외국인의 매수에 힘입어 소폭 상승하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처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 회사 김택진(金澤辰·33)사장은 겸손함과 정직함을 경영모토로 삼는다.

보유주식 평가액이 1500억원이 되는 ‘신흥재벌’이지만 아직도 게임 개발과 해외진출을 위해 매일 새벽에 귀가한다.

회사 설립 3년 만에 온라인게임시장을 석권한 엔씨소프트는 최근 코스닥 폭락과정에서 새롬기술 다음 등 기존 시장선도주를 대체할 새로운 종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니지 매출이 전체매출의 90%로 편중됐다는 시각이 많은데….

“온라인게임은 우리가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했던 ‘자극과 반작용’ 게임이 아니다. 동화 속 세계로 들어가 사이버세계를 구축하고 그 속에서 우정과 사랑, 욕심과 성취를 다루는 삶의 세계다. 전체 12편 중 지금까지 6편이 출시됐기 때문에 6편이 더 나올 예정이다. 온라인 게임수명은 5년으로 보기 때문에 앞으로 3년 동안은 리니지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후속 게임의 준비상황은….

“3가지 게임을 개발 중이다. Z프로젝트는 지금의 평면영상이 아니라 3차원영상이 가능한 새로운 차원의 게임으로 내년초 무료서비스가 시작된다. 리니지Ⅱ는 현재의 리니지게임을 3차원영상으로 즐기는 것으로 내년말 출시된다. 게임의 무대를 동양으로 옮긴 ‘Lineage Another World’는 내년 여름 나올 것이다.”

―해외진출은 어떠한가.

“대만에 진출한 지 3개월 만에 유료가입자가 30만명이나 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홍콩은 파트너를 선정 중이며 이 업체와 함께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지역에 진출할 것이다. 일본도 닌텐도 등 콘솔(Console) 게임 비중이 높고 온라인시장이 척박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분석가들이 외국과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그러나 리니지는 미국의 환상소설을 PC로 옮겨놓은 것이어서 문화적 장벽은 없다고 본다.”

―회사 차원의 주가부양책은 있는가.

“엔씨소프트는 회사의 불리한 사항을 투자자들에게 가장 먼저 알릴 것이다. 액면가에 비해 주가가 너무 높다며 무상증자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많지만 회사실적으로 평가받을 뿐이다.”

김사장은 주고객층인 10대 후반∼20대 반의 청소년들이 비정상적으로 게임에 몰두해 현실도피적으로 변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정신과의사와 함께 클리닉을 만들어 상담을 해줄 계획이다.

한편 대우증권 노미원 연구원은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3배 증가한 1188억원으로 예상된다”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수익성은 높지만 경쟁심화로 후발업체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정주가는 12만8000원∼17만3000원으로 제시.

99년

2000년

2001년

매출액

80.0

411.5

729.8

영업이익

36.4

217.9

426.7

경상이익

37.0

244.1

450.9

순이익

31.2

205.0

378.8

▼김택진 사장 약력

△67년 서울 출생

△85년 대일외국어고 졸업

서울대 전자공학과 입학

△85∼89년 한메소프트 설립.

아래한글 공동개발

△91년 현대전자 인터넷서비스

아미넷 개발팀장

△97년 엔씨소프트 설립

△98년 마이크로소프트

한국 공인지역 대표(RD)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