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투신업계나 투자자 모두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상품으로 단연 비과세 펀드가 꼽힌다. 운용을 시작한 지 2개월밖에 안된 27일 현재 7조1095억원이 들어와 올 하반기(7∼12월) 최고의 간접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수익률은 운용사별로 천차만별. 금리가 급변동하는 최근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했느냐에 따라 운용사간 실적이 들쭉날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비과세펀드의 수익률이 급반전하는 현재와 같은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운용사를 선택하는 데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달째 수익률은 모두 낮아〓8월 27일부터 9월 26일간 각 운용사의 비과세펀드 수익률(연환산 기준)은 거의 대부분 5∼6%대에 머물러 저조했다. 7월 27일부터 8월 26일 첫 한달간 7%대 이상의 고수익을 거뒀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
첫 한달간에는 지표(국고채 3년만기)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반면 두 번째 한달간에는 금리가 상승한 것이 수익률 저하의 최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향후 금리 변동이 비과세펀드 수익률을 좌우할 복병으로 떠올랐다.
▽대한투신은 뜨고 삼성은 주춤〓첫 한달간 3개 상품의 수익률이 5∼6%대였던 대한투신운용은 둘째달에는 11%대의 수익률을 올려 눈부시게 약진했다. 대한투신 황재홍과장은 “첫달의 낮은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저평가된 회사채를 집중 매수했다”고 비결을 귀띔했다.
그러나 첫달에 국공채형(10%대)과 채권형(13, 15%대) 모두 업계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삼성투신운용은 수익률이 반토막으로 하락했다. 삼성투신 김용범팀장은 “당초 예상보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금리 급변동에 대처해야〓연말에 금리가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운용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단기적 수익률을 높이려고 만기가 긴 채권을 편입하면 금리 변동에 대응하지 못해 벌어놓은 수익률을 고스란히 잃게 되는 것.
한국투자신탁운용 이도윤팀장은 “단기적인 수익률에 집착해 펀드를 운용할 경우 손실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잔존만기가 짧은 채권을 펀드에 편입해 금리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사장은 “비과세펀드의 수익률은 3개월이상 지난 시점에서 운용사간 격차를 판정내릴 수 있다”며 “고객들은 초기 수익률만 참고하지 말고 편입한 채권의 신용등급과 만기 등을 함께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