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행보를 보였던 9월 뉴욕 주식시장이 마감됐다. 다우지수 5% 하락, 나스닥지수가 12% 하락해 주로 기술주들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기술주들의 거품론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또 전통 제조업체들도 성장속도 둔화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해 결국은 실적 악화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8월 양대 시장이 쾌속항진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2000년 주식시장을 상승세로 장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현재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주요 문제는 원유가도 아니고 유로화도 아닌 바로 기업 실적이다.
인텔을 필두로 주말 애플컴퓨터의 몰락까지 기술주의 선두 주자들이 실적 악화 전망을 스스로 고백하며 주가의 폭락을 경험했다.
인터넷 기업 중에서는 ‘역경매’ 방식을 창안하며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프라이스라인사가 추락하면서 유사한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올초까지 기술주들의 폭등을 이끌던 종목들이 그 당시 주가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거품론을 넘어 기업의 가치가 오히려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역거품론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은 냉담하기만 하다.
기술주들의 몰락을 바라보는 전통 제조업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9월에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고는 하지만 8월의 기술주들에 비해 오름폭이 적었기에 조정폭도 적었다는 해석이다. 최근 실적 악화를 호소하는 기업들 중에 기술주 못지 않게 전통산업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원유가 폭등과 유로화 하락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4분기를 맞는 월가의 움직임은 비관 일변도는 아니다. 원유가와 유로화가 1주일 이상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불안한 움직임만 없다면 기업들이 3·4분기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의 움직임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전망에 희망을 걸어본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