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김귀옥 외 지음/당대 펴냄/304쪽 1만원▼
북한 전문가를 자처하는 적지않은 사람들이 갖가지 해설로 우리 눈과 귀를 바쁘게 했는데도, 우리는 왜 여전히 이북을 모르는가? 그들은 무엇을 말해왔던가? 아니, 이것을 이렇게 다시 질문해 본다. 우리는 왜 이북, 이북 사람, 이북 지도자를 제대로 말하지 않았는가?
대답은 간단하다. 흔히 보는 것과 깨닫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북에 대해 아무리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말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관점에서 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이북 사회·여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고정되어 있다. 글쓴이들은 그들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보는 시점에서야 비로소 세상에 대해서 또는 통일에 대해서, 희망에 대해서 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제까지의 ‘빨갱이’나 ‘거지떼’와 같이 고정된 이미지로는 결코 불신의 벽을 허물 수 없다. 더욱이 여성이 세상을 이끄는 수레의 한쪽 바퀴라면, 우리 여성부터 서로를 향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의 틀을 벗고 서로를 같은 인간으로, 그리고 동족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마음을 넓혀나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통일을 향하는 ‘여성주의적' 관점의 표현이다.
이 땅의 여성들만이라도 이 책을 읽고 서로에 대한 이질감을 벗고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감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
한필환feelhw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