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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포커스]"배드민턴 노골드, 비난받아야 하나?"

입력 | 2000-10-02 11:02:00


선전한 배드민턴인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낼 시기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메달의 산실이 되어온 셔틀콕이 금메달을 못땄다는 이유로 죄인신세라는데.....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한국 셔틀콕이 시드니에서 캐낸 메달이다. 이를 두고 참새들은 배드민턴이 위기에 봉착했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외치고 있다.

이만한 성적이면 두손을 들고 환호성을 지를법도 하지만 배드민턴인들은 죄인 신세다. 그동안 너무 좋은 성적을 올려 국민들의 기대심리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드민턴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92년 바로셀로나 이후 매번 2개씩의 금메달을 땄으나 이번 시드니에선 처음으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당초 김동문-나경민의 혼합복식과 김동문-하태권의 남자복식에서 확실한 금을 예상했고, 정재희-나경민의 여자복식도 은근히 세계정상을 노렸었다. 하지만 나경민이 지난 5월 골반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데다, 김동문마저 금메달에 대한 중압감으로 인해 베스트 컨디션 유지에 실패했다.

결국 남자복식의 유용성-이동수조가 은메달, 김동문-하태권조가 동메달 획득에 그쳤다.

또 남자단식과 여자단식은 각각 16강과 8강에서 탈락, 단식의 취약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셔틀콕은 비난받아야 할까? 결론은 아니다. 배드민턴 동호인들은 100만명, 300만명 운운하지만 선수는 수를 헤아릴 정도로 엘리트 셔틀콕은 열악하다.

복식에선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이 단식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은 선수수자의 차이 때문이다.

단식의 세계랭킹은 유럽과 중국,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좌지우지한다. 선수층이 두꺼운 이들 나라에서는 우수한 단식 선수들이 수두룩하게 배출되는데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자질보다는 많은 훈련량이 필요한 복식을 피한 결과다.

그런데 선수가 적은 한국은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이 피하는 복식에 전념할 수밖에 없고, 피나는 노력끝에 정상급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눈물의 현실은 고려되지 않은 채 셔틀콕인들은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이유로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있다.

배드민턴의 현실을 안다면 은메달도 감지덕지해야 한다.

오로지 땀으로 메달을 캐낸 셔틀콕인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자.

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