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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아마존 "단골은 깎아줘요"…할인율 차등적용

입력 | 2000-10-02 19:05:00


‘인터넷 쇼핑도 단골이 우대받는 시대.’

미국의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이 고객의 ‘단골 등급’에 따라 상품 값을 달리 매기는 ‘변동가격제(dynamic pricing)’를 지난달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인터넷 쇼핑몰에서 책을 팔 때 이용자의 과거 이용 횟수나 구매액수 등 자료를 바탕으로 ‘단골 등급’을 매긴 다음 할인폭을 각각 달리하는 방식이다. 자주 이용하고 대금도 제때 잘 내온 우수 고객한테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것.

워싱턴포스트지는 최근 아마존이 9월에 부분적으로 도입한 새로운 가격제도에 관해 보도하면서 한 사례를 실었다. 이 회원은 아마존에서 24.49달러짜리 DVD(디지털영상디스크)를 한 개 주문했다.

며칠 후 아마존에 들어가 주문 목록을 확인하자 내야 할 가격은 22.74달러로 당초 생각보다 싸게 나타났다. 신용도가 높은 그를 ‘우수 고객’으로 분류한 아마존이 값을 할인해 준 것.

아마존의 이같은 제도는 그동안 확보한 2300만명의 이용자에 관한 엄청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분석된다.

샌프란시스코의 인터넷 컨설턴트인 버논 키넌은 “변동가격제는 새로운 현상이며 앞으로 업계에 급속히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메즈어드바이저사의 소비자분석가 배럿 래드는 “아마존은 이같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단골고객의 소비를 과연 얼마만큼 늘릴 수 있는지 실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측은 “다양한 할인혜택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있다”고만 밝혔으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재래식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깎아주기’ 수법이 인터넷에 전반적으로 도입되면 이용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난립한 인터넷 쇼핑 업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가 대거 퇴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일부는 소비자가 아예 정가를 불신하는 풍조가 나타나게 돼 결국 인터넷 쇼핑 업계의 수익 구조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