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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전자상거래시장 석권 야심드러내

입력 | 2000-10-03 18:44:00


‘문화재는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한다. 이 명제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재계에서는 SK가 신용카드업에 진출한 것을 놓고 금융업 진출에 성공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는 SK의 ‘숨은 뜻’을 간과한 해석이다. “SK의 금융업 진출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석권이라는 야심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최강의 고객정보〓디지털시대에는 고객정보를 많이 확보한 기업이 최후의 승리자가 된다. 고객 한명 한명의 욕구를 섬세하게 파악해 1 대 1 마케팅을 구사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때문에 기업들은 사력을 다해 고객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신용카드업만큼 좋은 고객 DB확보에 유리한 업종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신용카드 사용 명세를 보면 고객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 SK나 롯데 현대가 카드업 진출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이번에 SK는 신용카드업에 진출해 한국 최고의 고객정보를 거머쥔 그룹으로 등장했다.

SK는 이미 011, 017가입자 1450만명, 엔크린 가입자 700만명 등 2000여만명을 OK캐쉬백서비스 회원으로 갖고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 회원까지 OK캐쉬백 회원으로 가입시키면 휴대전화, 주유소 고객, 신용카드 고객 정보가 하나로 통합된다.

이 세 업종의 고객이 SK신용카드 회원으로 통합되면 고객 이동도 별로 없고 고객정보도 풍부한 DB가 탄생하게 된다. 막강한 마케팅파워를 가진 회사가 등장하는 셈.

▽전자상거래시장의 석권〓SK는 SK신용카드를 IC칩이 장착된 스마트카드, 즉 전자화폐로 발전시킬 계획.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스마트카드의 고유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결제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 또 IMT―2000서비스가 도입돼 무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경우에도 스마트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IMT―2000이라는 전자상거래의 도구와 스마트카드라는 결제수단까지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업체들은 많은 수수료를 내면서도 앞다투어 SK스마트카드의 제휴사로 합류하기를 원할 수밖에 없다.

▽성공 여부〓라이벌 기업들은 “소비재를 취급한 경험이 별로 없어 전투력(마케팅 파워)이 약하고 내부 인적자원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계획을 실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지적한다. SK의 DB가 가장 좋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SK측이 지금 DB마케팅을 잘 하고 있느냐는 데는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도 많다. 또 IC카드형 전자화폐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비가 필요하고 선진국에서도 성공한 예가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