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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올림픽 여자농구의 '진짜 은인들'

입력 | 2000-10-03 18:44:00


시드니올림픽 4강에 오른 여자농구의 유수종감독은 3일 굳이 비행기 화물칸에 넣어도 될 법한 작은 꾸러미 3개를 직접 들고 귀국했다.

이 꾸러미들은 여자농구가 선전할 수 있도록 훈련상대가 돼 준 3개 팀의 지도자들에게 줄 기념주화 등 선물들.

여자농구가 당초 세운 목표는 예선 통과인 8강. 한국과 같은 예선조에 편성된 미국 러시아 쿠바 등은 한마디로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한’ 팀이었다.

그래서 대표팀은 우선 이들에 대비할 연습파트너부터 찾았다. 여기저기 요청을 했는데 구로고와 명지중이 흔쾌히 응했다. 1m95가 넘는 장신이 있는 이들 학교 선수들에게 러시아 등이 잘 쓰는 작전을 구사하도록 주문하고 연습게임을 하면서 대안작전을 짜냈다.

중고생 선수들은 자신들에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기술인데도 ‘대표 누나’들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렸다.

여자프로농구의 한빛은행도 한몫했다. 한빛은행팀은 대표팀과의 연습게임 때 거친 플레이를 펼쳐 강팀과의 몸싸움 훈련을 미리 톡톡히 시킨 것. 유수종감독은 “세계 4강은 이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어림도 없죠, 얼마나 고마운데요”라며 침이 마르도록 감사의 표시를 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