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부터 장만위, 왕자웨이, 리앙자오웨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재미 가운데 하나는 국내외 스타와 유명 감독들을 남포동 극장가에서 스치듯 만날 수 있다는 것. 남포동 PIFF광장 중앙에 설치된 야외무대에 서는 감독, 배우들도 많다. 카메라를 갖고 다니면 뜻밖의 소중한 추억을 하나쯤 새겨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올해 부산에 오는 가장 이름난 감독은 독일 출신의 빔 벤더스 감독.
홍콩 배우 리앙자오웨이(梁朝偉), 장만위(張曼玉)와 왕자웨이(王家衛)감독 등도 폐막작 ‘화양연화’와 함께 온다. 이들은 13일 오후4시 남포동 PIFF광장 야외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장만위는 영화 ‘이마베프’ 촬영 때 만나 결혼한 남편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과 함께 방한하는데 올해 ‘월드 시네마’부문에는 아사야스 감독의 영화 ‘운명’도 상영된다.
이번에 큰 ‘영예’를 누리는 사람은 ‘특별전’까지 열리는 이란 감독 마흐말바프 일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과 그의 아내 마르지예 메쉬키니, 큰 딸 사미라 마흐말바프, 아들 메이삼 마흐말바프, 막내딸 하나 마흐말바프 등 한 가족 5명이 모두 감독으로 데뷔한 이 특이한 일가의 영화 8편이 10∼13일 상영된다. 11일 오후5시 부산 대영극장 5관에서는 마흐말바프 감독 일가와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부산영화제와 동시에 열리는 마켓인 부산 프로모션 플랜(PPP)에도 낯익은 얼굴들이 많다. 올해 3회째인 PPP는 영화 기획 프로젝트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세계 최대규모의 아시아 영화 마켓. 올해의 특징은 부산에서 투자자를 구해 만든 영화로 세계영화제를 휩쓴 감독들이 다시 부산을 찾는다는 것. 지난해 영화 ‘순환’을 들고 PPP에 왔던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이 영화로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같은해 PPP에 ‘리틀 청’으로 참가했던 홍콩 프룻 챈 감독도 올해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은표범상을 수상했다.
또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감독인 이와이 순지가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대한 투자자를 구하러 PPP를 방문할 예정이며 국내 장선우(‘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박광수(‘방아쇠’)감독도 PPP에 참가한다. 한국 감독들 중에는 임권택 배창호 박철수 박종원 홍상수 임상수 류승완, 배우들 중에는 강수연 문성근 정보석 등이 부산영화제에 참가할 예정이다.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