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함께 미국 동부의 대표적인 ‘야구 도시’인 보스턴이 ‘우울증’에 걸렸다.
100년 전통의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의 매각이 공식발표됐기때문. 철저하게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운영되는 메이저리그에서 구단 매각은 연고지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스턴 팬에게는 엄청난 충격파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1901년 보스턴 아메리칸스로 출발, 필그림스를 거쳐 레드삭스로 이름을 바꾸어가며 100년동안 보스턴을 지켜왔다. 사이영, 테드 윌리엄스 등 전설적 인물들을 키워낸 보스턴은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팔기 2년전인 1918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이후 단 한번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레드삭스 팬의 성원은 식지 않아 3만4000석으로 메이저리그 구단 중 가장 작은 펜웨이파크에 올해만 260만명이 찾아왔다.
구단을 매각하게 된 이유는 1933년부터 구단을 운영해온 모기업 ‘요키 트러스트 그룹’이 경영악화로 92년부터 추진해온 새 구장건설에 따른 비용을 더 이상 책임질 수 없기 때문.
총 6억6500만달러를 들여 2004년까지 새 구장을 짓는다는 거대 프로젝트는 7월 매사추세츠주의회가 35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승인했으나 시의회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구단이 자금압박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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